Product Management Boot camp

[코드스테이츠 PMB 14기] 카카오 이모티콘 플러스 멤버십의 CVC

비밀의사나이 2022. 9. 1. 22:11

우리나라 사람들 이모티콘 정말 많이 사용합니다.

미국 친구들과 문자할 땐 끽해봐야 :)(smilely face), 이모지가 대부분이며 간혹가다 gif 를 보내는 경우도 있긴합니다만,

한번도 친구들이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이모지를 주로 사용하죠.

WhatsApp에도 기본 스티커를 제공하긴 합니다. 그 기본 제공 스티커 쓰면 웃긴 사람 되더라고요(못 생기기도 합니다).

카카오톡은 기본 제공 이모티콘 써도 웃긴 사람 되지는 않잖아요?

왓챕의 gif가 카카오톡의 이모티콘과 같은 개념일 듯 합니다. 진짜 스티커 쓰는 사람 못봤습니다. 중국인 친구는 씁니다. 

 

왼쪽은 친구들과 카카오톡 대화 - 운전면허 사진 찍어달라해서 한 친구가 운전하고 놀러가는 이모티콘을 쓴다. 오른쪽은 미국 친구와 왓챕 대화 - 잘지내냐는 얘기하는데 이모티콘이나 스마일리 페이스 따위 없다. 그리고 하단에는 기본 제공되는 스티커(게다가 스티커 유료 결제 같은 것도 없다) 

 

동양과 서양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일러스트 이모티콘이 출시되기 전, 문자 이모티콘의 사용 방법도 달랐죠.

동양은 눈을 중심으로 (^^, ㅜ.ㅜ, >ㅡ<) 서양은 입을 중심으로 (:), :(, XD) 사용 양상에서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동양은 이미지, 애니메이션 이모티콘으로 이어졌으며, 서양은 이모지 혹은 gif 로 사용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서양문화권 직장에서 이모지 활용에 대해 궁금한 사람을 이 아티클을 더 읽어보세요! 재미있네요!

 

"서양 IM 서비스의 이모티콘이 동양 서비스의 이모티콘보다 더 기능 중심적이고 직접적이며 동양 이모티콘은 감성적인 면에 더 중점을 두고 있고 간접적인 형태를 띰이 밝혀졌다."

- 김유래, 전수진.(2018).동서양 문화권에 따른 이미지, 애니메이션 이모티콘 사용 양상 차이점 연구.Journal of Integrated Design Research,17(2),9-20.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다시 돌아와봅시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이 있기 전, 우리는 어떻게 문자에 감정을 담았을까요?

앞서 잠시 언급한 것처럼 문자 이모티콘을 정말, 열심히, 문학이 될 정도로 사용했습니다.

우리 청소년 시절 필독서적인 귀여니의 늑대의 유혹, 그놈은 멋있었다, 내 남자친구에게.. 다들 읽으셨나요?

 

그놈은 멋있었다-귀여니 일부

 

이모티콘이 없는 문장을 골라내는 게 더 빠를 정도로 이모티콘 전성기였던 것입니다. 

문자 이모티콘 사용이 너무 당연한 2000년대를 지나온 밀레니얼 세대는 문자 이모티콘을 거쳐 '짤'을 거쳐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넘어왔습니다. 이는 나의 감정을 대신 표현해주는 콘텐츠이자 '감정대리인'입니다. 

디지털 소통이 너무나도 편해졌습니다.(Z세대는 말할 것도 없고요!) 이모티콘 하나로 내 감정을 다 표현해주니깐요!

문자로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마저도 해결해주잖아요!

 

여기서 잠깐, 왜 우리는 우리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않고 이모티콘으로 대신 표현할까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 문화권에서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 자체가 '대든다'는 유교문화의 영향이 아닐까 라는 생각합니다.

그러니 내 감정을 솔직히 말하는 경험이 부족한 환경에서 성장했을 확률이 높습니다(공감). 그러나 정작 감정을 솔직히 표현해야할 때, 표현해도 될 때 우리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움을 겪지만(문제점), 이모티콘이 나의 감정을 속시원하게 캐치해서 대체해주니 얼마나 편한가요(문제점 해결)

 

지금까지 어떤 이유로 다른 문화와 한국 문화에서 이모티콘 사용이 어떻게 다른지,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이유 등 알아보았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가치 기반한 카카오톡 이모티콘, 그 중에서도 카카오톡 이모티콘 플러스를 분석하여 새로운 기회 찾아보려고 합니다. 

 

출처: 카카오

 

카카오 이모티콘 플러스 멤버십의 CVC (Customer Value Chain)

유저 저니맵과 CVC의 가치 창출, 대가 지불, 가치 잠식을 표로 만들어 이모티콘을 이용하는 고객의 여정을 펼쳐보았습니다.

아래에 핵심 여정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1. 먼저 이모티콘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고객이 이모티콘 샵으로 가는 여정을 들여다볼게요. 

이모티콘 샵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왜냐하면, 이모티콘도 결제하고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니 쇼핑 목록에 있을 것 같거든요. 긴가민가하긴해요. 어쨌든 결론적으로는 더보기 기능안에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이미 가치 잠식이 발생했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모티콘을 갖겠다는 마음이 더 크다면 이탈없이 계속 머무르겠죠.

 

고객이 얼마나 이모티콘을 원하느냐에 따라 이탈 여부는 달라집니다. (이는 이후 단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2. 이모티콘을 둘러보는 여정을 살펴봅시다.

이모티콘 샵에 등록된 이모티콘은 몇 개일까요? 10년 간 누적된 이모티콘 수만 30만개라고 합니다.

내 마음에 쏙 드는 이모티콘 찾기,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입니다. 

사용자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가 그린 가상의 인물은 휴대폰 붙잡고 하루종일 마음에 드는 이모티콘 찾는 성격은 아니거든요. 

몇 개 둘러보다 벌써 지루해집니다. 이어 친구들 대화 알람이 계속 울리는 여정까지 살펴볼게요. 

 

출처: 카카오

 

3. 친구들 대화 알람이 울리는 여정으로 이어집니다.

이모티콘 샵에서 이모티콘을 둘러보다가 친구들 대화 알람이 울렸을 때 그곳을 이탈할 확률이 높다고 가정했습니다.

왜냐하면 5분 정도 이모티콘을 둘러봤을 때 선택지가 너무 많아 이미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이며, 집중력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화를 하면서 친구들은 계속 이모티콘을 종종 사용할 것이며 이모티콘을 다시 사야겠다는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그때 다시 가진 이모티콘을 둘러보다가 이모티콘 샵 아이콘을 발견하고 shortcut 으로 접속할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후, 이모티콘 플러스 멤버십을 찾게되는 여정으로 이어집니다. 

 

4. 이모티콘 플러스 멤버십 체험

첫 달은 무료에다가 결제 정보까지 입력할 필요가 없네요. 

사용자는 손해볼 게 전혀 없으니 이모티콘 플러스를 지금 바로 체험합니다.

대화를 하면서 대화 내용에 따라 이모티콘까지 추천해주네요. 마음에 드는 이모티콘을 못 찾을 정도로 많은 박서방, 이서방, 정서방, 최서방 사이에서 김서방을 찾아줍니다!!!! 

 

결제정보를 입력하면 한달 더 무료! 라는 혜택 안내도 해주네요. 결제정보 입력은 귀찮고, 정보가 저장되니 취소하고 싶을 땐 어떻게해야하나 걱정은 되지만 일단 괜찮은 혜택인 것 같으니 결제정보도 입력합니다. 

 

이후 소비자는 크게 다섯 패턴으로 나뉠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이모티콘 플러스 경험이 좋아서 멤버십을 계속 유지하는 고객

두 번째는 이모티콘 플러스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고객은 아니지만 가끔 사용하고 큰 금액이 아니기때문에 멤버십을 계속 유지하는 고객

세 번째는 이모티콘 플러스 경험에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 멤버십을 해지하는 고객

네 번째는 추가 한달 무료체험을 위해 결제정보를 등록하지 않고 1개월 체험 후 자동으로 종료된 고객

다섯 번째로는 결제 정보를 등록했지만, 멤버십 해지가 귀찮아서 혹은 해지를 깜빡하고 계속 유지하는 고객

 

전체적인 여정을 훑어보면, 이모티콘을 원했고 > 이모티콘이 너무 많아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 이모티콘 플러스 멤버십을 우연히 발견했고 > 결제 정보 없이 무료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기회겠죠.

 

카카오 이모티콘은 대화에서 맥락에 맞는 이모티콘을 쓰고 싶고, 수많은 이모티콘에서 무얼 골라야할 지 모르는 고객에 집중했으며, 그 포인트를 캐치해 고객을 끌어당깁니다. 

또 구독서비스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무료체험 1개월(최대 2개월)을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한 점도 재미있지요. 이모티콘을 구독한다는 아이디어 발상이 재미있습니다.

 

기업관점으로 살펴봤을 때 비인기 이모티콘은 그저 잊혀진 폴더의 파일같은데, 이모티콘 플러스로 묵혀져있던 이모티콘을 홍보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생각해봤습니다. 

 


저는 카카오 이모티콘 플러스를 한달 무료체험만 하고 자동으로 멤버십이 종료된 네 번째 고객이었습니다. 카카오 이모티콘 플러스를 사용하면서 느낀 점은 여전히 선택지가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초반에는 이모티콘 여러가지 구경하고 사용하는 점에서 재미 요소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추천 이모티콘조차 선택지가 많게 느껴져 최상단 이모티콘만 사용하고 경험이 금방 질리게 되었습니다. 

 

이모티콘을 즐겨 사용하는 친구들은 아직 멤버십을 유지하기도 하고, 몇개월 더 사용하다가 멤버십을 탈퇴하기도 하는데요. 소비자의 패턴에 따라 멤버십 경험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물론이지만 이탈하는 고객을 줄이기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할 지 고민이 될 것 같습니다. 

 

예를들어 작년만해도 그림판으로 그린 것 같은 이모티콘이 유행이었지만 지금은 그걸 쓰는 사람이 많이 없는 걸로 압니다.

궁서체로 '아니', 아름다운 장미가 피어나는 그래픽을 배경으로 '싫은데' 등 (반전효과라고 해야하나요?)

그런게 유행이 한참 지났는데 추천 상단에 뜨더라고요. 

이모티콘도 트렌드에 따라 그림체, 유행어 등 반영해 금방 금방 조명을 받았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있죠. 

상단 추천에는 이러한 동향을 반영한 이모티콘을 배치한다거나, 소비자가 계속적으로 '자극'을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재구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자극을 계속 주면 또 빨리 질리려나....)

 

아무튼 거친 아이디어였습니다만,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고민은 재미있네요 👍

 

이번 글은 유난히 여는 말과 나가는 말이 길었네요. (사족이 길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